인터스텔라와 허니버터칩

Tech Savvy|2020. 11. 16. 02:06

몇년 전 한창 이슈였던 과자가 있었으니 그 유명한 허니버터칩입니다.

그리고, 최근들어 히어로물을 제외하고 가장 많은 화두가 되었던 SF영화 중 하나는 인터스텔라였습니다.

도대체 어떤 이유로 허니버터칩과 인터스텔라가 그렇게 관심을 끌었는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특히 그 당시 인터넷에서는 인터스텔라는 영화의 내용 뿐아니라, 아이맥스에서 꼭 봐야 한다고 친절하게 안내하는 글이 여기저기에 널려 있었고, 아이맥스로 보는 거랑 일반 화면에서 보는 거랑 잘려 나가는 부분이 자그만치 이만큼이라는 자세한 설명까지 해주는 글들이 매우 많았던 것 같습니다.

 

 

덕분에 그 동안 한번도 가 보지 못한 아이맥스 상영관을 예약하느라 CGV 왕십리 사이트를 한동안 줄기차게 들여다 보기도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물론 주말에 아이맥스 상영이 뜨면 대부분의 자리는 예매가 끝나고 맨 앞자리 아니면 구석자리 정도만 남아 있었고, 그마저도 아이맥스 상영은 종료한다는 얘기에 결국 아이맥스는 포기하고 말았지만요.

그 다음 선택은 필름상영관^^;;

필름으로 봐야 우주의 적막함(?)을 느낄 수 있다고, 디지털로 보면 너무 선명해서 그 감성을 느낄 수 없다고...ㅎㅎㅎ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까운 곳의 필름상영관을 찾지 못해  결국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일반 디지털로 보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ㅠㅠ

 

 

그러나 사실 영화는 큰 감동을 주기엔 조금은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과학적 지식이 잘 표현되었다고 하지만, 이미 알고 있는 과학적 지식은 그냥 '아하!' 하는 수준이었고, 과학적 상상력은 어차피 영상의 틀에서 풀어야 했던 문제이고...

 

영화를 보고 나서는 그래 재미있었네... 이것저것 생각을 할 수도 있었고(생각이라는 것이 사색이 아니라 상대성 이론이 이런 거?, 블랙홀에서의 현상은?, 시공간의 변화는 이런거였지... 등등)... 라고 생각 했지만,

좀 지나서 생각해 보니, 혹시 마케팅에 낚인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아이맥스, 필름, 상대성이론, 블랙홀 및 웜홀.....

평소에 별 관심이 없는 것들이었지만, 온통 언론과 블로거 들의 비슷비슷한 글속에 안보면 안될 것처럼 느껴지게 된 것이...의도했던 의도하지 않았던 마케팅의 효과는 아니었는지 다시 생각하게 하는 영화였습니다.

 

 

그리고 그 후 언젠가...

우연찮게 허니버터칩이 한봉지를 식탁위에서 발견했습니다.

허니버터칩도 그 당시 너무 이슈된 사건(?)이었기에 정말 얼마나 환상적인 맛이기에 이 난리들일까하며 과감히 봉지를 뜯고 한입...^^;;

이름 그대로 "허니" 맛 + "버터" 맛 + "칩(?)" 맛 의 나뉨....쩝...

뭐 특별한 맛이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달콤한 맛이 조금, 고소한 맛이 조금... 그리고 감자칩 씹는 식감이 조금.... 끝!!!

한봉지 뜯어 우리 세식구가 몇개씩 집어 먹고 그 몇개 들어있지도 않은 양을 다 먹지도 못하고 다시 식탁위에 봉지 뜯겨진 채로 그대로 관심밖으로 사라져 버렸습니다...

 

 

그 당시 뉴스에도 허니버터칩 때문에 감자칩 시장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난리였는데, 얼마가지 않아 감자칩 시장은 예전의 평온함(?)을 다시 찾았습니다.

 

인터스텔라와 허니버터칩을 생각하면 요즘 사람들은 뭔가 자신만의 일에 집중하거나 깊은 관심을 가지는 것이 어려운 것 같습니다. 남들의 관심에 동참해야 하고 남들의 평가에 동의해야 하고, 남들이 가는 길을 같이 걸어야 하는...

그렇지 않으면 뭔가 소외되는 것 같은 느낌, 뒤쳐지는 것 같은 느낌을 갖게 되는 것이 조금은 씁쓸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마케팅은 그러한 심리를 잘, 정확하게, 그리고 디테일하게 접근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드는 때입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