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재무설계를 얘기하면 재테크를 떠올리는 사람이 많습니다.

"결국 둘은 같은 거 아닌가요?"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많이 있습니다.

맞습니다. 기본적으로 돈에 관한 얘기, 나의 재산에 관한 얘기의 관점에서 둘이 다루는 것은 어떤 면에서 같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차이가 있는데, 한마디로 정리하면 재테크는 단순히 수익률을 높여 더 많은 돈을 벌고자 하는 것이고, 재무설계는 인생의 목표를 세우고 달성할 수 있는 계획을 수립한 다음 그 계획을 가장 잘 달성할 수 있는 금융상품, 투자방법을 결정하는 것입니다.

많은 분들이 아는 것처럼 재테크는 재물을 뜻하는 '재(財)'와 기술을 뜻하는 '테크(Technology)'의 합성어입니다. 즉 재테크는 재물과 관련된 기술을 말하는 것이지요. 그래서, 재테크는 보유한 자금을 다양한 방법으로 운영하여 최대의 이익을 창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이러한 목적 때문에 재테크 하면 생각하는 것들은 금리를 조금이라도 더 주는 금융기관을 찾는 방법, 해외투자로 고수익 얻는 방법, 오피스텔 투자 노하우, 환차익을 얻고자 하는 환테크 등 주로 내 돈의 수익률을 높여 더 많은 돈을 벌고자 하는 방법을 소개하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따라서 재테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예측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남들보다 더 많이 벌기 위해서는 어디에 투자할 지, 앞으로 유망한 종목이 뭔지, 부동산이 오를 지역이 어디인지? 등등을 항상 예측해야 하는 것이지요.

그러나, 예측은 한 두번은 맞을 수 있을 지라도, 인생의 전반에서 항상 예측이 적중할 수는 없습니다.

반면. 재무설계는 재테크와 달리 어디다 투자할 것인지, 어느 금융상품을 가입할 것인지를 제일 마지막에 결정합니다. 그것은 각 투자 대상이나 금융상품은 그 상품의 목적과 특징이 있기 때문에 목적에 적합하지 않은 상품은 남들에게는 좋을 수 있어도 나에게는 불리할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재무설계를 하는 방법의 가장 첫번째는 내 인생의 목표를 세우는 것입니다. 언제 집을 사고, 자녀 교육은 어떻게 시킬 것이고, 나는 언제 은퇴를 할 것인지 등에 대한 목표를 세운 후, 그 다음으로 각각의 목표에 필요한 금액을 계산합니다.

이와 같이 목표와 목표에 맞는 필요자금, 필요시기 등이 정해졌다면, 그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투자나 금융상품을 찾는 것이 재무설계의 다음 과정입니다.

결국은 재테크나 재무설계 모두 수익률이 높은 곳에 투자하는 것이 아닌가요? 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재테크와 재무설계의 가장 큰 차이는 결국 돈을 모으는 목적이 있는냐 없느냐 인 것입니다. 즉, 재테크는 돈에 관한 이야기 이고, 재무설계는 인생에 관한 이야기라고 보면 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재테크를 하면 위험하지만 돈을 많이 모을 수 있고, 재무설계를 하면 돈을 많이 모을 수 없는 것은 아닐까요?

하지만 재무설계를 통한 합리적인 투자는 오히려 무분별하고 요행을 바라는 재테크에 비해 훨씬 더 안전하고 꾸준한 성과를 낼 수 있기 때문에 자산의 증식에도 많은 기여를 할 수 있습니다.

요즘 여러 금융기관에서 재무설계를 해 준다는 광고나 제안이 많습니다.

어떤 경우는 무료로 해주고, 또는 회원가입이나 고객이 되면 재무설계를 무료로 제공해 주기도 합니다.

아니면 처음부터 유료로 상담료를 받고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떤 것이 좋다고 딱 잘라서 말할 수는 없지만, 상담을 받기 전에 꼭 확인해 봐야 할 것이 있습니다.

다음의 3가지를 확인해 보고 이 3가지가 정확하게 지켜질 수 있다면 괜찮은 재무설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먼저, 이번에 받는 재무설계로 모든 것을 끝낼 수 있나요?

다음으로, 나중에 정기적으로 관리를 해주시나요?

마지막으로, 어떤 주기로 어떻게 관리를 해주실 것인가요?

등의 3가지 입니다.

재무설계는 인생 전반에 걸쳐 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족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이를 실행하는 과정입니다.

당연한 얘기지만, 한번 세운 계획으로 평생을 끝까지 갈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직장에서 승진을 할 수도 있고, 새롭게 사업을 시작할 수도 있고...

자녀가 태어날 수도 있으며, 실직이나 이직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한, 예기치 못한 사고나 질병에 걸릴 수도 있고, 이혼이나 자녀 결혼 등으로 가족의 구성이 바뀔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큰 변화가 아니더라도 자신만의 삶의 목표가 바뀔 수도 있는 것입니다.

내외부적인 변화가 없더라도, 재무설계를 통해 세웠던 투자계획이 금융환경의 변화로 인해 새롭게 포트폴리오를 조정해야 할 경우도 생기기 마련입니다.

이럴 경우에 중요한 것이 모니터링입니다.

모니터링을 통해 기존에 진행한 재무설계를 보완하고, 수정하여 다시 한번 더 재무설계를 진행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재무설계 모니터링은 진행하는 방법에 따라 다음과 같이 '비정기적 모니터링'과 '정기적 모니터링'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비정기적인 모니터링'은

먼저, 삶의 상황이 크게 바뀌고 그런 일들이 재무적으로 큰 영향을 줄 때 진행합니다.

예를 들면, 결혼을 앞두고 있거나, 곧 자녀가 태어나서 가정의 구성원이 바뀌는 것과 같은 변화가 있을 때입니다.

이럴 때는 당장에 큰 목돈이 필요할 경우도 있을 수 있고, 앞으로 매월 지출해야 하는 생활비 등의 비용이 바뀌게 되어 재무적인 계획을 다시 세워야 합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상황은 미리 예측이 가능하므로 사전에 충분히 준비할 수 있는 시간적인 여유가 있기 때문에 정기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조금씩 대비해 나갈 수도 있습니다.

두번째로, 재무적인 상황이 갑작스럽게 바뀌었을 때입니다.

회사를 옮기게 되어 소득이 변화되었거나,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였을 경우 등 재무적으로 큰 변화가 생겼을 때는 계획을 다시 점검하고 변화된 상황에 맞는 재무설계를 해야 합니다.

또한, 최대한 Risk를 분산하고 안정적으로 투자를 해야 하겠지만, 금융위기 등과 같은 갑작스런 금융환경의 변화가 발생했을 경우에도 재무설계를 통해 투자 포트폴리오를 조정해야 합니다.

세번째로는 상속이나 증여 등과 같이 자산이 급격하게 변화되었을 때입니다.

상속이나 증여 등과 같은 자산의 변화는 추가된 자산을 어떻게 포트폴리오에 편입하여 운영할 것인지에 대한 계획을 수립해야 하고, 재무목표 달성에 끼칠 수 있는 영향을 분석해야 합니다.

더불어 세금에 대한 문제도 충분히 검토해야 합니다.

정리하자면, 여러분의 삶이나 재무적인 상황이 급격하게 바뀌었을 때는 정기적인 재무설계 모니터링 외에 여러분의 재무설계사와 신속하게 그리고 충분히 협의하여 계획을 점검하고 수정해야 할 것입니다.

다음은 '정기적인 모니터링'입니다.

정기적인 모니터링은 보통 분기나 반기에 1회 정도의 주기로 진행합니다.

본인의 상황이 많이 변하지 않는 경우는 1년에 한번 정도 진행할 수도 있지만, 1년을 넘기지는 않는 것이 좋습니다.

정기적인 모니터링에서 주요하게 점검할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경제환경이나 금융환경의 변화가 어떻게 되고 있는지에 대한 의견을 여러분과 재무설계사 간에 서로 공유하고 추가적인 대응이 필요한지를 협의합니다.

대부분 일반인 보다는 전문적으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재무설계사가 좀 더 많은 정보와 의견을 가지고 있겠지만 모든 것이 정확하지 않을 수도 있으며, 여러분의 주객관적인 판단도 중요한 의사결정의 기준이 될 수 있으므로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고 협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이렇게 검토된 상황에 맞춰 현재 진행하고 있는 재무적인 운영이나 투자방식에 변화를 주고 대응해야 할 것인지를 정합니다.

다음으로 투자하고 있는 자산 중 일부가 높은 수익이 발생하거나, 손실이 커졌을 때 포트폴리오를 재조정 해야 하는지를 결정합니다.

개별 상품의 수익률의 높고 낮음에 따라 전체 자산의 포트폴리오 비율이 바뀌어 있을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조정을 협의하여 실행합니다.

마지막으로 기존에 세워서 운영하고 있는 재무설계 계획은 무리 없이 잘 진행되고 있는지를 점검합니다.

투자에 대한 계획 뿐만 아니라 각각의 재무목표의 달성율은 어떻게 되고 있는지, 지난번 세운 계획이 무리없이 잘 운영되고 있는지 등을 점검하여 수정할 것이 있는지를 확인합니다.

이와 같이 재무설계는 한번만 하고 끝을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이고 정기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점검하고 실천해 나가는 과정입니다.

위와 같은 일들을 꾸준히 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여러분이 믿을 수 있고 함께 할 수 있는 재무설계사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여러분에게 재무설계를 받을 것을 제안하는 사람이 있다면 위의 내용을 생각해 보고, 그렇게 해 줄 수 있는지 여쭤 보세요.

그리고, 해줄 수 있다고 한다면 꾸준히 믿고 거래하셔도 좋을 것입니다.

다만 주의할 것은 처음 말로는 해줄 수 있다고 하지만 약속이 지켜지지 않는 경우도 많으니, 구체적인 실천 계획을 확인하고, 가능하면 계약서도 쓰는 것이 좋겠죠? 좀 무리한 요구일 수는 있겠지만요..